음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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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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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수미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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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 일대기
http://fb.watch/luxysc43hf/

조수미의 음악은 <최선을 다하는 음악>이다.

그의 무대에서 청중들이 환호하고 감동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그의 노래가 싣고 있는 <최선의 이
미지> 때문이다. 10여년이 넘은 무대경력이라면 때때로 대충대충 해치우는 경우도 있을법한데 이
사람의 무대에선 그런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본인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무대에 설 때마
다 이렇게 기도한다. 제 목소리가 이왕 하느님께서 제게 주신 선물이라면 그 축복을 모든 사람들
과 골고루 나눌 수 있도록, 그것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게 해달라고. 그리고 나는 무대 위에 올
라 노래로서 나의 모든 감정과 혼을 표현한다.”

조수미의 음악은 뚜렷한 개성으로 재창조의 세계를 들려준다. 음악이 <재현의 예술>이긴 하지만
많은 연주가들이 뚜렷한 논리적 바탕이나 인간적 고뇌 없는 단순한 <소리>로 무대에 나서는 것
을 얼마나 많이 보아 왔던가? 그러나 조수미의 노래엔 그만의 특별한 음악이 늘 가득 차 있다.

그의 해석은 어떤 아류(亞流)에도 속하지 않는다. 독창적이다. 그것은 이 연주가가 음악에 대해서
얼마나 진지한 태도를 지니고 있는 것인가를 알게 한다.

조수미는 자신의 글에서 “난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듯 늘 설레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내 무대를
준비한다. 해가 가고 시간이 지날수록 노래하는 기쁨도 커진다. 그만큼 노래에 대한 나의 애착과
열정은 무르익고 있다. 노래라는 것이 단순히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음 하나하
나, 프레이즈 한 소절 한 소절에 깊은 연구와 또 철학까지도 필요함을 깨달은 것이다.”라고 썼다.

1995년,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내한공연을 가졌던 무대에서 <새야 새야>를 노래했을 때
이전에 우리가 들었던 노래와는 전혀 다른 또 다른 <새야 새야>를 만나면서 느꼈던 신선한 느낌.
그런 느낌은 이 가수가 우리들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작곡가의 의의를 충분히 이해한 후, 그 다음에 음악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결정한다. 악보 위
에 쓰인 음표를 해석하며 나만의 개성과 느낌, 철학과 혼을 담는 작업이 너무나 흥미진진하고 재
미있다. 때문에 난 늘 새로운 레퍼토리, 새로운 음악을 찾아 헤매는 지도 모르는 일이다”는 그의
말에서 개성적인 재창조를 위해서 그가 얼마나 진지하게 음악을 대하고 있는가를 알게 한다.  

30여 년 전, 한동일 교수와 며칠을 함께 지내면서 그가 엄청난 독서를 하는 사람이라는 것에 크
게 감동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그의 피아노 음악이 그토록 따뜻한 인간적 질감을 지녔던 바탕이
방대하고 심도 깊은 독서에 있었던 것이다.

1995년, 조수미와 함께 일한 며칠 동안 필자는 또 한 사람의 독서광을 만났다. 그 분망한 스케
줄 속에서도 그는 책을 손에서 놓는 일이 없었다. 자서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에서 “재능
하나만으로는 절대 최고가 될 수 없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빠질 수 없는 나의 일과
는 독서였다. 독서를 통해서 순수하게 받아들였던 모든 감수성은 내가 하는 노래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썼듯이 조수미 예술의 뿌리는 독서에 있어 보인다. 독서를 통한 풍부한 간접경험과
사유의 깊이가 그의 음악을 형성하는 원천이 되고 있는 것이다.

조수미의 음악엔 진솔한 인간적 체취가 있다. 세계 정상의 기교를 구사하는 놀라운 테크닉의 소
유자이면서도 그의 노래엔 살아있는 사람의 감성이 녹아있다. 청중들은 그가 표현하는 희로애락
을 통해서 반응하고 감동한다. 거기에 더해 그가 표현하는 감성이란 것이 매우 보편적이라는 사
실이다. 어떤 특별한 것이 아니라 보통사람들이 느끼는 동질성의 감성이기에 청중들은 더 감동받
는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남에게 들려주기 위한 노래, 테크닉과 음악성을 자랑하기 위한 노래들은
이젠 하고 싶지 않다. 내 목소리를 통해 내가 느끼는 여러 종류의 필링(기쁨, 슬픔과 인생의 모
든 것)을 전달하는 성악가가 되도록 늘 노력한다.”

조수미는 늘 변화하는 가수다. 지금까지 7회에 걸친 고국 나들이에서 단 한번도 같은 모습의 음
악을 들려준 일이 없었다.

1989년 12월, 파리에서 처음으로 <밤의 여왕>(모차르트 / 마술피리)역을 노래한(녹음) 이후,  
1990년 5월(잘츠부르크),
1991년 1월과 2월(시카고),
1991년 9월(밀라노),
1992년 8월(스웨덴),
1993년 1월(로스앤젤레스),
1993년 7월(잘츠부르크),
1993년 10월(런던) 등 수년간 <밤의 여왕> 전문 가수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그에 그치지 않고 1989년, 1990년, 1992년에 3명의 지휘자와 잇달아 <밤의 여왕>을 레코딩하
는 음반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울 만큼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 최고의 밤의 여왕이었다. 그러나 이
러한 이미지는 조수미=밤의 여왕이라는 고정관념을 만드는 함정이 될 수도 있었다. 조수미는 이
것이 자신의 경력에 치명적일 수 도 있겠다는 자각을 갖는다. 그것이 이 가수를 늘 변화하는 예
인으로 만드는 계기가 된 것일까?

조수미는 지금까지 30여개의 음반을 발표했다. 그 가운데는 3개의 다른 레이블과 다른 지휘자들
과 작업한 <마술피리> 녹음을 비롯해서, 카라얀이 지휘한 최후의 오페라 레코딩 <가면무도회>,
난해하기로 유명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첫 번째 버전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를 세계 최초
로 녹음한 것,

잘 알려지지 않았던 오페라 <검은 망토>와 <투우사> 등을 녹음해 음악역사 속의 중요한 페이지
를 장식했다. 그가 이렇게 많은 음반을 불과 10여년 사이에 발표했던 것은 음반이라는 매체가
연주가에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음반은 최첨단 시대를 살아
가는 현대인들에게 설명이 필요치 않을 만큼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무대에 서는 것과는 달리, 음
반은 영원히 남는 기록물이기 때문에 연주자들에게도 그 의미는 남다르다”며 대단한 애착을 보이
고 있다.

조수미는 한국가곡의 세계화에 대단한 기여를 했다. 지금까지 많은 성악가들이 국제무대에서 활
약했지만 이 사람만큼 확고한 철학을 지니고 우리 가곡을 노래한 가수는 드물었다. 그만큼 우리
가곡에 대한 상당한 애착을 지니고 그간 무대와 레코딩을 통해 일관되게 우리 가곡을 노래했다.

1994년,<새야 새야> 음반을 발표한 이후 계속해서 <아리아리랑> <카네기 홀 라이브> 앨범을 발
매했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통해서 우리 가곡에 대한 새로운 편곡과 개성적인 음악적 해석을
붙여서 새 옷을 입혔고 그것이 우리 가곡의 국제화라는 불꽃을 당겼다.

조수미는 예인에게 있어서 끼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인가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
준 인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수미를 이야기하면서 그녀의 끼를 말해왔다. 그 많은 말들 가운데
는 그의 끼를 부정적으로 치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적어도 이 문제에 관한 한 본인의 철학이 우
선한다.

“끼라는 것은 무대에 서는 예술가들에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이다. 그 예술적 끼는 타고나
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스스로 가꾸고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이 노래에, 행동에 자연스
럽게 녹아들었을 때 그 사람의 캐릭터로 특징지어진다. 속이 후련해지도록 가슴 울리는 그런 노
래를 부를 때, 나는 비로소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
다.”

‘신이 내린 목소리’, 조수미의 고국 방문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1986년 10월 20일, 이탈리아의
소도시 뜨리에스떼(Trieste) 베르디 극장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데뷔하
고 성공한 이후, 직업 가수로 출발한 조수미의 무대는 찬탄과 감동의 회오리가 몰아치는 현장이
었고 그가 발표하는 음반들은 베스트 셀러를 기록했다.
                                              2012년 1월  곽 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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