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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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오페라 하우스는 세워진다



◈ 사진 / 부산 오페라 하우스 공모전의 당선작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산 오페라 하우스는 세워진다.”

이러한 결론의 근거는 부산시 문화시설 담당계장의 다음과 같은 말에서 단초가 찾아지기 때문이
다. “부산은 명색이 제2의 도시이며 인구가 350만인데 오페라를 제대로 공연할 공연장이 없다.
단순히 개별 문화시설의 수익문제만 볼 것이 아니라 시민의 문화적 자부심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
해야 한다.”

필자는 지난 40여 년간 부산의 문화예술 장터에서 지내면서 시 당국 말단 간부가 이런 정도의
확신에 찬 발언을 한 상태에서 그들이 추진하려던 계획을 중도에서 그만두는 경우를 본 기억이
없다. 이미 설계공모도 끝났고, 서울 예술의전당과 콘텐츠 교류협약도 채결하는 등 자기들의 계
획된 스케줄을 밀고 나가는 모양새다. 그러니 오페라 하우스를 세우느냐 마느냐 하는 논의는 이
제 부질없는 짓이다.

2012년, 부산시 당국에 의해서 부산오페라하우스에 관한 계획이 발표된 이후, 반대론자들은 주
로 건축비용의 조달과 건립 이후의 운영경비 등 재정문제에 논의의 초점을 맞춰서 건립반대 주장
을 폈고, 시 당국과 찬성론자들은 부산 지역의 필수적인 오페라 및 발레 전용 하드웨어의 필요성
을 들어 오페라하우스 건립의 당위성을 주장해 왔다.

오페라의 고향인 이탈리아와 유럽을 포함해서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오페라 극장도 자체적인
운영만으로 흑자를 기록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오페라 하우스는 철저하게 공공재의 성격을
지니고 탄생한다.

실제의 예를 하나 들어본다. 서울예술의전당이 이사회(제89차)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오페라 <피
가로의 결혼> 제작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에 수지차가 크게 납니다.
8억9천6백만원 수입에 13억원 지출로 4억1천6백만원의 적자로 편성되어 있습니다.
오페라는 수지를 맞추기 어려운 공연이고 --- (이하 생략).”

보고자는 피가로의 결혼이 규모가 가장 크다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 이 작품은 다른 오페라들에
비해서 규모가 가장 큰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에서부터 4억1천6백만원 적자를 편
성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오페라 제작의 현실이다. 그런데 이 보고를 받은 이사 가운데 한 명이
“과연 국가에서 예술의전당을 어떻게 운영하면 좋겠는지 운영방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진짜 돈
을 벌겠다고 하면 민간의 지원을 받고 100% 임대해 버리면 끝납니다. 그렇게 하면 적자도 안
나고 예산도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다. 매우 핵심적인 발언이다.

부산오페라하우스에 대한 정확한 운영철학을 시 당국이 빨리 결정해서 이를 시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입맛에 맞는 조사기관을 골라서 입맛에 맞는 컨설팅 결과를 들고 시민과 전문가에게 들이
댈 것이 아니라 정직하게 현실과 미래에 대해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한다.

오페라 하우스는 세상에 둘도 없는 천재 경영자가 운영을 한다 해도 적자를 피할 수 없다. 그게
오페라 하우스다. 그런 현실은 등 뒤에 꼬불쳐두고 장밋빛 비전만 들이대면 그걸 누가 믿겠는가?
오페라 하우스는 막대한 시 재정이 투입되는 시설이라는 사실을 정직하게 설명해야 한다.

부산엔 민자투자로 건설한 시설물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고속도로와 터널, 경전철 등이다. 시설
과 운영을 민간이 맡되 적자가 나면 그 전액을 부산시가 책임지고 채워주는 방식이다. 거기에 들
어가는 시민의 세금이 막대하다. 거기에 비하면 오페라 하우스에 들어가는 비용은 새 발의 피다.

다른 도시의 예를 구태여 들먹일 필요도 없다.
“외국에 다 있고,
서울에도 있고,
더군다나 대구에도 있는데 부산엔 없으니 쪽 팔린다.
그래서 만들려고 한다.”
이런 식으로 말해서는 설득이 안 된다.

부산에 오페라 하우스가 생기면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혜택이 무엇인지 실감나게 설명하
면 된다. 그리고, 오페라가 무슨 귀족놀음이라도 되는 것처럼 잘못 알려진 현실을 바로 잡기 위
해서라도 시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오페라도 만들겠다는 홍보도 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공무원들이 정신 차려야 한다. 기왕에 문 열고 있는 관립 공연장의 운영을 잘해왔으면 이번과 같
은 강력한 반대 여론은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에 유념하라는 것이다. 새로 태어날 오페라 하우스
를 기존의 문회회관들처럼 운영한다면 지금 당장 접을 일이다.
      
                                                           곽근수(음악평론가)  

◈ 이 글은 2013년 6월 28일자로 발행된 음악교육신문에 게재된 것입니다.

◈ 2023년 5월 8일 현재, 부산오페라하우스 공사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재시공이 언제 시작 될
런지 누구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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