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칼럼

0
 81   5   1
  View Articles

Name  
   곽근수 
File #1  
   28110_2.jpg (67.3 KB)   Download : 0
Subject  
   텔레만 앙상블 부산 콘서트 리뷰


21세기에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앙상블은 대체로 시대연주를 표방하고 있다. 이 시대의 가
장 두드러진 연주의 변혁이다. 왜 시대연주인가? 음악은 연주에 의해서 표현 된다. 작곡가
의 작품은 연주자에 의해 해석되고 연주된다. 그래서 음악은 재현의 예술이고, 해석의 예술
이다. 동일한 작품이라 할지라도 연주자가 결정하는 해석에 따라 재현의 내용은 현저하게
달라지고, 악기의 종류나 주법에 따라서도 연주 결과는 상당한 차이를 나타낸다. 이것이 음
악이 갖는 매력이다.

바로크 시대에 이미 악기들은 현재의 기능에 육박할 만큼 개량이 큰 진전을 보였지만, 현악
기에 거의 국한된 것이었고 관악기, 타악기, 건반 악기 등은 그 후로도 계속 개량과 발명이
거듭되어 19세기 중엽에 거의 마무리가 되었다. 현악기의 경우, 19세기 전반까지만 해도 현
은 양의 내장을 가공한 거트(gut)를 사용했지만 19세기 후반엔 제1현에 강철 현을 사용하
기 시작했다. 연주 공간이 대형화되면서 현악기의 음량도 증대되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활
도 18세기 말엽까지는 활대가 반월형인데다 굽이가 없고 길이도 일정하지 않은 것이 사용
됐는데, 프랑스의 투르트(Frncois Tourte)에 의해서 현재의 활이 완성되었다. 활이 개량되
면서 그때까지는 불가능했던 스피카토(Spicato, 활의 중앙부를 쓰는 빠른 속도의 주법)를
구사하게 되어 연주법에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진다.

다케하루 노부하라(延原武春)가 이끄는 <텔레만 앙상블>이 지난 11월 1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콘서트를 가졌다. 산토리 음악상, 오사카 문화축제상, 독일 연방공화국 공로훈장
등의 수상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획득한 일본 시대연주계의 제1세대 앙상블이다. 악기편성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챔발로 등으로 전형적인 바로크 편성이고, 단원들은 모
두 젊었고 개개인의 연주기량은 고르고 뛰어났다. 시대연주 초창기엔 원전악기를 강조해서
현악기에서는 거트 현과 바로크 활, 비올라 다 감바 등을 고집했던 앙상블들이 지금에 와서
는 상당한 융통성을 발휘해서 개량된 현대 활이나 감바 패밀리가 아닌 바이올린 패밀리의
첼로 등을 편성하는 추세를 이 악단도 채용했다. 시대연주 초창기에 일부 전문가들이 보여
준 독선적 태도가 아닌 이른바 절충주의를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연주에서는 바로크 피치
를 선택하고, 비브라토를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등 시대연주의 규범을 철저하게 보여준 연
주였다. 텔레만의 비올라 협주곡에서 강륭광이 들려준 비올라 다모레 협연, 챔발리스트 태
지 타카타(高田泰治)의 바흐의 챔발로 협주곡과 이탈리아 협주곡에서 보여준 협연과 솔로,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의 아사이 사키노(浅井咲乃) 등의 연주는 완벽한 호
흡과 절제된 조화, 세련되고 잘 준비된 연주의 전형이었다.

부산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바이올리니스트 이예별은 바흐의 협주곡 제2번을 연주했다. 그
녀가 쌓아온 화려하고 다채로운 커리어처럼 연주는 아름답고 기교도 스마트했다. 그녀와 텔
레만 앙상블의 대화도 정겨웠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오랜 세월 시대연주를 천착해 온 텔
레만 앙상블은 이 작품에서도 역시 비브라토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예벌은 현
시대 다른 연주자들처럼 비브라토를 사용함으로써 그녀에게 시대연주적 새모습을 기대했던
마니아들에게는 아쉬움을 주었다. 시대연주 특성에 대한 각별한 준비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터인데.

이 연주회를 챔버 홀에서 했으면 결과가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다. 특히 음량이
작은 챔발로는 마이크로 음량을 키워야 했는데, 대극장에서 마이크를 사용하면서 음향의 편
차가 현저했다. 특히 무대에서 가까운 좌석에서는 악기의 실제 음과 마이크 음의 시간적 편
차가 심해서 한꺼번에 두 개의 소리를 듣게 되어 혼란스러웠다. 시대악기는 작은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제 소리를 울려야 제 맛이 난다는 시대연주의 특성을 고려했어야 했다.  


Name
Memo
Password
 
     
Next
   테너 조윤환 독창회, 슈베르트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곽근수


Copyright 1999-2017 Zeroboard / skin by Zety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