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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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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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위 식혀 줄 여름음악



소동파의 여름 시에 이르기를 人階苦炎熱 我愛日長 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모두 더위로 괴로워 하는데, 나는 여름 해가 긴 것을 좋아하노라."

한국의 여름은 길고 지루하고 눅눅한 장마로 시작된다. 그 습기 찬 장마가 끝
나면 용광로 같은 불볕더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적어도 여름에 관한 한 한국
의 여름은 적도의 그것을 닮고있다. 그래서 여름은 사람들을 괴롭고 지치게 만
든다. 장마로 젖고 더위에 말라붙는 형국이 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맹렬한
더위는 독특한 여름문화를 만드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옛 선인들이 즐겼던 죽
부인이 그러하고 부채가 또한 그러하며 이열치열의 지혜도 우리의 여름문화이
며 멋이다.

남들이 모두 더위로 괴로워하지만 여름 해가 긴 것을 노래한 소동파의 여유 또
한 우리 여름의 풍류를 회상케하니 미상불 여름의 철학이 될 듯도 싶다. 매사
는 마음먹기에 달렸으니 소동파의 여유를 배우면서 여기에 여름 음악을 곁들
일 수 있다면 금성첨화가 될 것 아니겠는가!

여름에 들으면 시원해지는 음악. 말이야 그럴듯하지만 애당초 그런 목적으로
쓰여진 음악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다만, 결과적으로 듣는 이에게 청량감을
주는 음악들이 있을법하여 이리저리 찾아보니 제법 푸짐하게 집힌다.

여름 음악을 두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보았다. 하나는 표제악적인 부문이고
또 하나는 조성이나 음악성에서 강렬한 청량감을 느끼게 하는 부문이다.

1.표제악적 부분
가)드뷔시 : 바다<3개의 교향적 스케치>
인상주의 관현악곡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작품으로서 (1)바다 위의 새벽부
터 한낮까지 (2)파도의 유희 (3)바람과 바다의 대화 등 3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엠마 발다크와 어느 날 갑자기 사랑의 도피를 감행했던 시절의 작품이니 그의
러브스토리를 곁들여서 들으면 꽤 근사한 기분이 되리라.

나)하이든 : 현악 4중주곡 제1번 내림 나장조 {사냥}
하이든이 쓴 83곡의 현악 4중주곡(프레이엘 판 기준) 가운데서도 가장 신선한
감흥을 주는 실내악이다. 디베르티멘토 성격이 강한데다 제1악장의 제1주제
는 마치 사냥터의 신호나팔을 연상시키니 그 청량감은 더위를 씻기에 충분하
다.

다)리하르트 스트라우스 : 알프스 교향곡
만년설의 알프스 산을 오르는데 부터 내려오는데 까지의 과정을 22개의 표제
로 설정한 산 음악이다. 웅대무비하며 장엄신비한 대자연을 그리고있는 이 작
품은 듣는 이를 경건하게 이끌어 간다.

라)헨델 : 물의 음악(水上音樂)
독일 하노바公의 악장이었던 헨델은 1712년부터 런던에 정주 하면서 공의 소
환에 불응함으로써 불편한 관계에 빠지게 된다. 그러던중 1714년, 앤 여왕이
급서 하게 되고 하노바公이 뒤를 이어 국왕에 취임한다. 몹시 난처한 지경에
빠진 헨델은 신뢰 회복의 기회를 기다리게 된다. 1717년 어느 날, 국왕이 테임
스 강에서 뱃놀이를 한다는 정보를 들은 헨델은 이때를 대비해서 써 놓은 신작
을 연습시켜 江上에서 연주했고, 비로소 왕의 노여움이 풀어졌다. 그래서 이
작품에 {물의 음악} 이라는 표제가 붙었다.

마)슈베르트 : 겨울 나그네(전 24곡)
24곡 가운데 17곡이 슬픔 단조의 가곡들로 구성된 겨울 나그네는 인간고에 지
친 암담하고 절망적인 심리를 한 젊은이의 방황을 통해서 절절하게 묘사하고
있다. 뜨거운 불볕 더위 속에서 눈 쌓인 겨울을 방황하고 죽어 가는 절망의 인
간상을 듣는 기분은 각별한 체험이 되리라.

바)베를리오즈 : 환상교향곡
한 여인을 짝사랑하던 청년이 실연의 아픔을 견디지 못하여 그 여인을 살해하
고 교수대에서 죽음을 맞고 그 영혼이 마녀의 연회에 초대된다는 으스스한 플
로트를 설정한 작품이다. 대규모의 악기편성, 거의 병적인 열정과 열광, 처절
한 절망은 차라리 광기에 가깝다. 이 작품은 이열치열의 효과가 클 것으로 기
대된다.

2.음악성 부분
가)차이코프스키 : 호도깍기 인형 중 {개성적 춤곡들}
호프만이 쓴 동명의 동화를 대본으로 삼은 발레음악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호도깍기 인형을 선물로 받은 클라라는 파티가 끝난 후 잠에 빠져든다. 꿈속에
서 인형이 왕자로 변신하게 되고 그의 인도를 받은 클라라는 과자의 나라로 초
대된다. 동심의 세계가 환상적인 아름다움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어느 것 하
나 버릴 것이 없지만 그 중에서도 개성적 춤곡은 너무도 신선하고 매력적이다.
(1)작은 행진곡 (2)별사탕 요정의 춤 (3)러시아의 춤 (4)아라비아의 춤 (5)중
국의 춤 (6)갈대피리의 춤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리스트 : 헝가리 광시곡, 교향시 {전주곡} {탓소, 비애와 승리} {마제파}
리스트의 관현악곡들 중에서도 헝가리 광시곡들과 교향시곡들은 여름에 감상
하기에 참으로 안성맞춤이다. 헝가리 광시곡은 모두 19곡이나 된다(원곡인 헝
가리 민속선율과 광시곡은 21곡). 헝가리에는 차르닷스라는 민속무곡이 있는
데, 느리고 어두운 '랏산'과 빠르고 열정적인 '프리스카'로 구성되어 있다. 리
스트는 그의 라프소디의 뿌리를 차르닷스에 두었기 때문에, 따라서 이 작품들
의 골격은 2부 구성을 들려준다. 긴장의 이완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요소가 강
하니 이 역시 여름음악으로 제격이다. 리스트가 쓴 교향시곡들은 대체로 영웅
적이거나 비극적인 경향을 강하게 지니고 있다. 때문에 스케일이 크고 비극성
이 아주 강렬하다. 불운의 영웅 '마제파', 죄수의 몸이지만 위대한 승리를 거머
쥐는 '탓소', 인생이란 죽음을 위한 일련의 전주곡이라고 설정한 '전주곡'등은
단순한 청량감 이상의 삶의 철학을 던져주는 작품들이다. 파란만장하지만 누
구보다도 사내답게 인생을 경영한 리스트의 호방한 외침으로 여름을 보낼 수
있다면 이 또한 소중한 체험이 될 것이다.

다)주페 : 시인과 농부, 경기병 서곡
경쾌하고 대중적 친화력이 높은 선율로써 19세기 빠리쟌을 매혹시켰던 프란
츠 폰 주페의 관현악곡도 시원스럽기는 으뜸이다. 세련된 현악의 앙상블, 시원
시원하게 뻗는 금관의 울림, 잘게 잘게 그러나 막힘 없이 경쾌하게 분절되는
리듬 감각은 그의 최대의 매력이다. 그 중에서도 역시 듣기 좋기로는 경기병
과 시인과 농부 서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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