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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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Subject  
   음악을 친구로 삼으려는 사람들을 위해
  

취미가 음악감상이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음악회는 늘 빈 자리가
많고, 취미가 독서라는데 한국인은 독서하지 않기로 세계에 으뜸이라 하니 희
한한 일이다.

그런데, "취미가 음악감상이요"라고 말 할려면 대중가요 몇곡 안다고해서 될
일이 아니고 적어도 베토벤이나 바흐가 어떤 인물인지는 대강은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음악을 이해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길이 있을 것이나 가장 손쉬운 것으로는
음악가의 전기(傳記)를 읽는 것이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음악가의 생애를 안
다는 것이 곧 음악을 알게 되는 돌파구요, 지름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악
가의 전기에는 작품의 배경과 비밀을 들어내는 일 이외에도 지리적인 영향, 음
악창조의 환경, 경제적 입장, 작곡가의 건강상태 등 다양한 기록이 담겨져있
기 마련이다. 어떤 작곡자가 어디에서 태어났으며, 누구에게서 교육을 받았으
며, 어떤 사람과 사랑했으며, 어느 곳을 여행했는가를 알게 되면 음악을 이해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러한 것들이 작품의 성격을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만일 차이코프스키가 춥고 황량한 러시아에서 태어나지 않고 밝고 활기찬 이
탈리아에서 출생했다고 가정한다면 그의 명작(名作)인 <비창 교향곡>이나 <
로미오와 줄리엣>이 작곡됐을까?  헨델과 바흐, 두 사람 모두 독일에서 태어났
지만 바흐는 튜빙겐 지방을 중심으로 반경 30마일 이상을 벗어나 본 일이 없었
는데 비해 헨델은 이탈리아와 영국을 드나들며 활동했다. 그 결과 같은 바로
크 시대의 위대한 작곡가들이면서도 바흐는 엄격한 복음악을 썼고 헨델은 장
식적이고 화려한 음악을 썼다.

'지고이네르바이젠'이라는 유명한 바이얼린 음악을 작곡한 사라사테의 혈통
이 스페인계(系)가 아니었다면 그토록 감미롭고 애수 어린 음악이 나올 수 있
었을까?

한편, 대부분의 작곡가들은 창작활동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웠기 때문
에(현대의 작곡가도 예외는 아니다) 여러 가지 다양한 직업을 가질 수밖에 없
었고, 그 직업이 또한 그들의 작품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하이든은 30여 년 동안
이나 귀족의 악장으로 있었기에 그의 작품의 대부분이 자기가 모시고 있던 상
전의 주문(지시)음악이었고, 리스트는 뛰어난 피아니스트였기 때문에 많은 피
아노 곡을 썼으며, 슈만은 뛰어난 저술가였기 때문에 수많은 평론집을 펴냈
다.

리하르트 스트라우스와 구스타프 말러는 유능한 지휘자였기 때문에 웅장한 규
모의 관현악 곡을 주로 썼고, 림스키 콜사코프는 해군 사관 출신이어서 이국적
인 작품들을 남길 수 있었으니 직업이야말로 음악의 내용을 결정짓는 커다란
요인이었던 것이다.

파가니니가 바이얼린을 켜면 그의 뒤에서 귀신들이 춤을 출 정도로 놀라운 솜
씨를 발휘했다고 하는데 그가 작곡한 바이얼린 음악들은 연주하기가 여간 힘
든 게 아니다. 오직 자기만이 소화시킬 수 있는 어려운 곡을 써 놓고는 "용용
죽겠지!"다.

이밖에도 창작의 환경, 작곡가의 질병, 음악가의 사랑과 실연 등등 음악의 뒤
안길엔 연극보다도 심각한 인생의 참모습들이 자리하고 있으니, 그 사실을 알
게 되면 음악은 어느새 내 가까이 오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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