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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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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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讚! 사랑은 아름다워라!



  테너 곽성섭은 브레이크드루(Breakthrough) 정신의 신봉자라는 느낌을 준
다. 문화회관에서 열렸던 그의 독창회 프로그램을 보면서 필자는 그렇게 느꼈
다. 프로그램은 모두 14곡으로 구성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 9곡이 오페라 아리
아, 5곡이 푸치니의 가곡이었다. 이러한 프로그래밍은 아무리 보아도 도전적이
고 저돌적이다. 골프로 치면 ‘레이 업’을 하지 않고 정면 승부를 거는 형국이
다. 제아무리 목성이 좋다해도 오페라 아리아 9곡을 한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을 각오해야 할텐데도 곽성섭은 그 길을 선택했다. 그야말로
‘돌격정신’이고 그만한 자신감의 표현인 셈이다.

곽성섭은 1988년에 데뷔하였다. 그해 9월, ‘g단조 미사’의 독창자로 무대에 오
르고 이듬해엔 ‘팔리아치’에서 카니오역을 노래했다. 이탈리아 유학시 콩쿠르
와 콘서트에 부지런히 등장했고, 독창회를 네 번이나 가졌다. 5곳의 음악원을
졸업하고 4번의 마스터 클라스를 참가하면서도 30여회의 각종 콘서트와 리사
이틀에 섰으니 그 부지런함이 예사가 아니다. 1998년, 귀국 이후 매우 분망한
연주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는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KBS
교향악단의 송년음악회(베토벤의 9번 교향곡) 솔로이스트로 서울무대에 데뷔
한 것과 오페라 ‘돈 카를로’의 타이틀 롤을 맡은 것이 특별히 눈에 띤다.

소프라노 서경숙은 곽성섭의 부인이다. 부군과는 고신 대학교에서 서로 만나
연을 맺었다. 둘은 대구에서 나란히 석사과정을 마치고 이탈리아 유학도 동행
했다. 이탈리아에서도 거의 같은 음악원에서 공부하였고, 계절학교도 늘 붙어
다니며 수강하였다. 데뷔는 서경숙이 3년 빠른 1985년이다. 스트라빈스키의 칸
타타 ‘결혼’에서 독창자로 나선 것이 그의 첫 무대였다. 같은 해 ‘라 트라비아
타’에서 비올레타역을 노래했고 1992년, 유학 길에 오르기까지 30여회의 연주
경력을 쌓았다. 유학지에서도 이탈리아 최고권위를 자랑하는 ‘비옷티 국제 콩
쿠르’에 도전하여 최종 결선자로 선정되었고, ‘리냐노 국제 콩쿠르’와 ‘베르실
리아 국제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하는 값진 경험을 가졌는가하면, 10수차례
의 음악회에서 연주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가졌다. 귀국한 이후 그의 연주활동
은 A4 용지 4장에 빽빽이 들어찰 만큼 분망하다.

이들의 부부음악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첫 무대는 1995년, 이탈리아에서
였고 두 번째는 1988년 10월, 부산의 한 교회였다. 이번이 세 번째이자 고향의
공연무대에서는 처음이다. 프로그램은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이중창과 푸
치니의 ‘라보엠’ 중 사랑의 이중창으로 부부 듀오의 멋진 무대가 기대되고, 각
자의 독창으로 오페라 아리아와 종교가곡들을 배치하였다.

이들의 레퍼토리를 살펴보면 이 음악회의 정체성을 위해서 두 사람이 얼마나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선곡에 임했는가를 짐작케 한다. 듀오 곡에서 ‘사랑’을
테마로 잡은 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 치부한다해도, 각자의 독창곡
에서 ‘어찌하여 나를 눈뜨게 하는가, 봄바람이여’ ‘당신에게 모든 것을 바친 그
날부터’와 같은 선곡은 둘의 진지한 사랑을 보는 것 같아서 흐뭇하다.

밝고 따뜻한 정감과 강렬한 다이네믹스를 지니고 있는 곽성섭의 가창과 빛나
고 극적인 서경숙의 소리가 교차되는 이 공연을 통해서 부부음악회만의 줄 수
있는 정겨운 무대를 우리는 기대한다. 게다가 이 둘은 전문적인 소리꾼들이 아
닌가? 때문에 여타의 무대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그들만의 특별한 메시지를 만
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경숙과 곽성섭은 바흐의 ‘수난곡’(10월)과 베토벤의 9번 교향곡(12월, 부산
시향)의 독창자로 선정되어 1999년은 명실상부 이들 아름다운 부부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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