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평

0
 7   1   1
  View Articles

Name  
   곽근수 
Subject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4중주단 연주회 평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4중주단'은 세계 정상급 앙상블이다. 때문에 지난 2월
에 부산을 다녀간 동구권의 명문 '뉴 부다페스트 현악4중주단'의 연주를 기억
하고있는 필자로서는 두 그룹의 음악적 기질을 비교해 본다는 남다른 기대감
을 갖게되어 더욱 이들의 연주에 주목했던 입장이었다.

흥미로웠던 사실은, 뉴 부다페스트가 하이든, 베토벤, 슈만을, 잘츠부르크가
모차르트, 베토벤, 슈만을  레퍼토리로 택했다는 사실이다. 우연의 일치겠지
만 두 그룹은 빈 고전악파의 4중주곡 2곡과 슈만의 피아노 5중주곡을 연주했
고, 슈만의 경우는 두 그룹 모두 부산의 피아니스트를 협연자로 선택하고 있다
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의 앙상블은 철저히 계산되고 절제된 표현으로 일관되
고 있었다. 그들의 연주는 아파쇼나토(Appassionato)에서 조차 균형의 잣대
(尺)를 놓으려하지 않을 만큼 정제된 아름다움을 들려주고 있었다. 놀라운 일
이다.

모차르트의 4중주곡 제16번에서 그들이 들려준 앙상블은 네 연주자의 균질적
(均質的) 테크닉을 바탕으로 지극히 투명하면서도 힘과 서정을 다양하게 느끼
도록 만들어 주고 있었다. 특히 모차르트의 두드러진 개성이랄 수 있는 비범
한 우아함과 구조적 균형미의 표출에 있어서는 넉넉한 여유를 갖고 감정의 과
다한 이입이 없는 절제된 표현을 즐기고 있었다.

모차르트의 작품에 비해서 월등하게 구조적이고 훨씬 심각한 음악성을 갖고
있는 베토벤의 4중주곡 제1번에서 이들의 적응력과 변신 역시 놀라운 것이었
다. 특히 느린 제2악장에서 첼로를 중심으로 한 그들의 칸틸레나는 결코 과장
된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듣는 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고도 남음이 있
었다. 이따금 삐꺽거렸던 제1 바이올린의 난조가 아쉬움으로 남기는 했지만,
개개의 악장에서 그들이 들려준 놀라운 균형감각은 시작과 끝이 균등했다.

슈만의 피아노 5중주곡 내림 마장조는 줄리어드음대에서 학부와 대학원 과정
을 마치고 돌아와 왕성한 활동을 펴고있는 한달옥이 피아노 파트를 맡은 가운
데 연주되었다. 명쾌하고 친화력이 높은 구성미와 농도 짙은 로맨티시즘으로
충일된 이 5중주곡은 슈만의 작품답게 피아노의 지배적 입장이 두드러지고 있
어서 피아니스트의 음악적 비중과 책무가 상대적으로 높은 곡이다. 게다가 레
귤러 멤버가 아닌 게스트의 입장으로 앙상블에 참여할 경우, 피아니스트에게
부과되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클 수밖에 없는 핸디캡을 안고 한달옥은 무대에
섰다.

올 들어 [마크 그로웰스 (플루트 / 벨기에)] [코리아 앙상블]과의 잇단 연주
를 거쳐 온 그는 이번 협연에서 전문 연주가로서의 유연한 적응력과 안정된 테
크닉을 들려줌으로서 한 걸음 크게 앞으로 향하는 모습으로 객석에 다가섰다.
특히 제2악장에서 들려준 노래는 슈만의 낭만적 서정을 재현하는데 큰 몫을 차
지하고 있었고, 서로의 호흡 정리가 무리일 수밖에 없었던 잘츠부르크 팀과의
음악적 교감도 당초의 우려를 상당 부눈 씻어낼 만큼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두터운 연주경험이 이 무대를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한달옥
에게 있어서 이 공연 체험은 연주가로서의 위상 점검에 값진 계기가 됐을 것이
다. 아울러, 유능하고 의욕적인 피아니스트에 대한 갈망을 갖고있는 부산으로
서도 귀한 결실로서 그를 마주하게 되었다.


Name
Memo
Password
 
     
Prev
   할렘 흑인 영가단의 연주를 듣고

곽근수


Copyright 1999-2017 Zeroboard / skin by Zety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