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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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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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薔薇)로 비유되어 찬양 받은 성모(聖母)



◈ 유투브 감상
Flanders Recorder Quartet & Collegium Vocale Gent,
conducted by Peter Dijkstra
http://youtu.be/n68RNNW1M3Y

◉ 재킷 타이틀 : 그토록 아름다운 장미는 없네, Ther Is No Rose Of Swych
Vertu  
연주 : 알부쿼크 고음악단(Musica Antigua De Albuquerque)        
제작 : Dorian Discovery, DDD, DIS-80104, 뉴욕            
              
까만 바탕색 한켠에 아기 예수를 안고있는 아름다운 성모의 모습이 르네상스식 터
치로 그려진 로크너의 작품, 이 음반의 재킷은 첫 눈에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선다.
어디 그뿐인가! 내가 들은 이 음반의 연주는 그것 하나만으로 더할 나위 없는 위안
과 기쁨과 정결의 메시지로 투명하게 다가 왔다. 생활의 번뇌와 티끌은 성모 찬가
의 몇 소절만으로도 이미 치유되고 정화되고 있었다. [환경음악]이라는 음반들이
요즘 많이 쏟아지고 있지만, 여기에 실린 중세와 르네상스의 음악이야말로 현대의
이 찌든 환경을 정화시키는 확실한 메시지였다.

서기 431년에 열린 [에베소 공의회(公議會)]에서 로마 가톨릭 교회는 예수의 어머
니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로 선포했다. 이로써 마리아는 교회의 교리(Dogma)
에서 공식적인 위상을 확보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 무렵부터 동정녀 마리아에 대
한 교회 안에서의 위상은 해가 가면서 극적으로 고양되어 13세기에 이르러서는 최
고조에 다다랐다. 13세기, 유럽에서는 도처에 크고 작은 많은 교회들이 세워지게
되는데 그 중의 많은 숫자가 성모에게 그들의 교회를 바치게 된다. 그런가하면 세
속의 부인들과 아가씨들에게 바쳐졌던 음유시인들의 경애(敬愛)도 점차로 성모 마
리아를 향한 예배로 옮겨가기 시작하였다. {우리들의 귀부인} {성모 마리아(Notre
Dame)}  {마돈나(Madonna)} 등의 표현으로 그들의 음악과 시에 마리아의 이름과
그녀에게 바치는 존경과 예배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던 것이다. 교회의 의식(儀式)은
그녀의 이름으로 세워졌고, 수도원의 수사(修士)들은 그녀에게 바치는 찬가와 시를
대량으로 만들어 냈다. 예수 그리스도에게 바쳐지는 찬양과 예배를 제외한다면 성
모 마리아는 그 어떤 종교적 대상보다도 훨씬 자주 예술가들에 의해서 칭송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동정녀 마리아는 모든 성인(聖人)들 중에서도 가장 사랑 받고 존
경받는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그녀는 정결의 정수(精髓)이며, 완전한 여성상의 가
장 아름다운 상징으로 고임 받았던 것이다.

예술가들이 성모를 표현하면서 사용했던 상징들 가운데서도 가장 으뜸 갔던 것은
[장미]였다. 그들은 성모를 장미로서 상징했던 것이다. 성모는 [가시 없는 장미]이
며, [원죄로부터 자유로운 분]이며, [새 이브]였으며, [인간이 하느님의 은총에서
버림받기 이전까지 에덴 동산에서 자란 가시 없는 장미]로 상징되었던 것이다. 성
모는 [신비스러운 장미]이며, [하늘의 장미]로 즐겨 상징되었다. 그녀는 장미의 왕
관을 썼으며, [로자리오의 대표]이며, 붉고 희고 노란 장미 목걸이를 걸었으며, [기
쁨의 상징]이며, 거룩한 신비와 비탄의 상징이었다. 그런가하면 Maria의 5개 철자
(綴字)는 5개의 들장미 잎새로 표현되기도 하였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피어나는 하
얀 꾳은 [성탄 장미]라고 이름지어 성탄의 상징으로 표현되었고, [예리고의 장미]
[성처녀의 장미]라는 이름은 성가족(聖家族)이 화를 피해 이집트에 머물고 있을 때
피어나던 꽃으로 믿었다. 장미 정원의 마돈나로서의 성모의 침실은 또한 아름다운
장미로 가득 차게 묘사되었다. 이 음반의 표지화로 채택된 로크너(Stephen
Lochner)의 [장미 정원의 마돈나] 역시 장미로 들러 쌓인 성모를 그리고 있다.

때때로 성모는 [닫혀진 정원]으로 표현되기도 했는데, 솔로몬의 노래에 "닫혀진 정
원은 나의 누이이며, 나의 배우자이며, 봄을 닫는 것이며, 샘물을 마르게 하는 것이
로다"에서 원용(遠用)한 것이다.

중세기를 거치면서 성모에게 바쳐진 신앙은 점차 의식화되어 갔다. {성모의 7가지
기쁨의 축일}인 [성 수태고지(受胎告知)축일, 3월 25일)] [성모 방문 축일(세례 요
한의 어머니 엘리자베스를 방문하신 날, 7월 2일)] [성모  승천(昇天)축일, 8월 15
일)]  [성모 탄신 축일, 9월 8일] [성모 자헌(自獻)축일, 11월 21일)] [성모 원죄
없으심 축일, 12월 8일)] [성모 대관(戴冠)축일]이 중세에 확립된 전례(典禮)였던
것이다.(축일의 우리 이름은 한국 천주교회가 사용하고 있는 첨례의 이름을 인용했
다).

음악에 있어서도 이러한 주제가 가장 많이 다루어 졌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
활동했던 예술가들에게 있어서 성모 마리아라는 주제는 그들의 예술적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최고의 자극이었으며, 또한 그들의 신앙 고백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유럽의 거의 모든 작곡자들은 성모를 주제로 삼은 거대한 레퍼토
리를 쌓아 올렸다. 중세기의 겸허한 순례자들이 노래했던 마리아 찬가는 스페인의
알폰소(Alfonso the Wise)에 의해서 더욱 고양되고, 이들 찬가는 페르디난도와 이
자벨라 왕실에서는 [빌란시코스(Villancicos)]라는 매력적인 송가로 널리 불려졌다.
프랑스에서는 종교극에서 가져 온 음악들을 고딕 대성당에서 노래했고, 종교개혁을
일으킨 독일에서는 [코랄(chorale)]이라는 형태로 종교음악의 대중화를 이룩했다.
영국의 [케롤(Carol)]과 이탈리아의 모테트(Motet) 등이 역시 성모 마리아를 찬양
하는 수많은 레퍼토리를 쌓아 올렸다. 이러한 예술적 성과는 물론 음악사적으로도
매우 커다란 비중을 갖는 것이다.

{그토록 아름다운 장미(A Rose of Swych Virtu)}라는 재킷 타이틀과 [중세와 르
네상스 시대로부터의 존경]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음반엔 영국의 15세기 성모
찬가를 비롯해서 모두 26곡이나 되는 성모 마리아를 주제로 삼고 있는 음악들이 수
록되어 있다. 가장 오래된 작품은 10세기, 가장 최신의 것은 17세기에 이르는 것인
데, 작곡자가 확인된 작품이 5곡이며, 나머지는 작곡자가 불명인 찬가들이다. 한편,
노래 없이 기악만으로 연주되는 작품이 4곡이고, 22곡은 기악의 반주를 수반하는
성악곡들이다. 반주에 동원되는 악기는 숌(Shawm), 리코더(Recorder), 플루트 등
의 관악기, 비올(Viol), 레백크(Rebec), 비엘(Vielle) 등의 현악기와 하프로 구성되
는데 악기의 배합은 악곡에 따라서 달라진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종교음악들이 그간 수 없이 기획·제작되어 왔으나, 이 음반
의 경우처럼 성모 마리아를 주제 삼은 작품들만을 발굴하여 한 자리에 모은 경우는
매우 희귀한 경우에 속한다. 게다가 악기의 고증에서 학문적 성과를 얻은 사실과
성악의 발성에 있어서도 시대음악적 어프로치를 함으로써 매우 신선한 감각으로 감
상자에게 다가선다.

1978년, 뉴멕시코의 알부쿼크(Albuquerque)에서 발족된 [알부쿼크 고음악단]은 뉴
멕시코 지역에 풍부하게 남아있는 스페인 계열의 음악을 연구하고 연주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5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동 악단은 그들의 첫 연주를 스
페인의 중세와 르네상스 음악을 발표하는 것으로 채워 악단의 개성을 분명히 했다.
이후, 연주곡목의 확대를 꾀하여 중세와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 유럽 각 지역에서
연주되었던 음악들을 발굴하고 연주하는데 진력하고 있다. 그들의 주요 무대는 알
부쿼크에 소재한 <중앙 연합 감리교회>의 [로 렛토 채플(Loretto Chapel)]이다.

시대연주의 방법으로 옛 음악을 오늘에 재현한다는 의미 말고도 그 사랑스럽고 부
드러우며, 섬세한 표현상의 질감(質感)때문에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는 터에,
알부쿼크 고음악단의 이 음반은 이색적인 소재와 상큼한 연주를 들려줌으로서 현대
인에게 참다운 영혼의 위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수록된 작품들
1. 심판의 신호 / 10세기 / 스페인 / 작자 미상
2. 기데온의 탈곡장 / 13세기 / 프랑스 / 작자 미상
3. 다 함께 찬양하세, 찬양 마리아! / 14세기 / 스페인 / "Red Book"에서 발견
4. 놀라지 마라, 요셉아, 마리아가 아기를 가질 것이다. / 15세기 / 영국 / 작자 미상
5. 하늘의 여왕이여, 당신을 하례하나이다. / 13세기 / 영국 / 작자 미상
6. 그처럼 아름다운 장미는 없네. / 15세기 / 영국 / 작자 미상
7. 정결의 방 / 14세기 / 스페인 / 작자 미상
8. 아름다운 아기! / 15세기 / 스페인 / 작자 미상
9. 새 아기가 나셨네 / 미카엘 프레토리우스(Michael Praetorius,c1571-1621)
10. 기쁨의 날 / 16세기 / 폴란드 / 작자 미상
11. 우리를 위해 한 아기 나셨네 / 크리스토발 모랄레스(Cristobal de Morales, c1500-1553)
12. 구세주의 탄생을 온 세상이 기뻐하네 / 1582년 / 스웨덴 / Piae Cabtiones에서 발굴
13. 노래하고 기뻐하라 / 미카엘 프레토리우스(Michael Praetorius, c15711-1621)
14. 오, 나의 사랑스런 아기 예수 / 사무엘 샤이트(Samuel Scheidt, 1587-1654)
15. 스탄팊 춤(Stantipes) * 13세기와 14세기에 추어진 성탄 축제의 춤 / 13세기 / 영국 / 자 미상
16. 길을 잃고 / 16세기 / 영국/ 작자 미상
17. 하늘의 천사 / 17세기 / 스페인 / 작자 미상
18. 아버지의 말씀이 성모에게 / 13세기 / 루앙 / 작자 미상
19. 오늘 태어난 그 작은 아가 / 16세기 / 카르세레(Carseres)
20. 오, 네가 거기에 처음 있었네 / 15세기 / 폴란드 / 작자 미상
21. 아 슬프다, 그 착한 아기들 / 12세기 / 프랑스 / Fleury Playbook
22. 오늘, 그리스도가 태어나셨다 / 마리아 나니노(Maria Nanino, c1545-1607)
23. 아이들이 다함께 노래를 / 1582년 / 스웨덴 / Piae Cantions
24. 성모께서 하느님께 귀한 선물 드렸네 / 13세기 / 스페인 / Las Cantigas de Sana Maria
25. 모두 성탄을 찬양하라 / 15세기 / 영국 / 작자 미상
26. 아버지의 말씀이 성모에게 / 14세기 / 스페인 / Las Huelgas Codex

** 퍼 가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출처를 밝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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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흐(J.S. Bach), 아폴론과 판의 싸움, Der Streit zwischen Phoebus und Pan BWV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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